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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부.

Pooh lamp

어제 꿈에도 네가 나왔어.

내가 너무 보고 싶었다며 품에 안겨 펑펑 울더라.

난 널 꼭 안고 머리를 쓰다듬었어.

따뜻하더라. 슬프면서도 행복했어.

그렇게 몇 번이고 토닥이다 멍하니 깨버렸어.

 

잠도 더 이상 오지 않던 새벽 세시 반에 그 밤이 생각났어.

기억나?

네 방 창문 앞에서.

내 차 소리 같아 몇 번이고 계속 밖만 내다봤다며 울며 안기던 그 밤.

난 네 진심을 본 것 같아 너무 행복했었는데. 넌 제일 슬펐던 날이라 했잖아.

 

요새도 난 네 방 창문 앞에 가.

담배도 펴보고. 차에 앉아 멍하니 쳐다보기도 하고.

괜히 끝에 있는 놀이터까지도 걸어가 보고.

지금은 새 아파트가 들어서버린, 우리 아지트 늘 세워놓던 곳까지도 한바퀴 돌고.

늘 눈치 보게 되던 경비 아저씨는 그때 그분 같은데.

 

없는 걸 알면서도 괜히 불 켜져 있는 네가 없는 네 방 창문을 보면.

왠지 네가 걸었던 것 같은 커튼에 그림자가 비칠 때면.

또 내다볼 거 같아서. 또 뛰어와 줄 거 같아서.

그러다 헛웃음 지으며 돌아오곤해.

 

늦은 시간에 주차 오래해놓고 있으면 민폐인거 같아 네가 다니던 교회 주차장에도 가보고.

다리 위에서 울고있던 네가 무얼 보고 있었을까 멍하니 서있어보기도 하고.

우리 자주 갔던 음식점들도 스쳐 지나가보고.

많이 바뀌어버린 한강 주차장에도 있어보고.

 

넌 날 어떻게 기억할까.

그때 우리가 힘이 되는지. 아니면 오히려 후회되는지. 아예 생각도 하지 않는건지.

문득 너무 무서워서 고개를 떨구기도 하지만.

아직도 난 그때에 기대어 살고있어.

 

행복하지? 그냥 하는 말 아니고 정말 행복했으면 좋겠어.

있는 곳은 어떠니? 외로움도 많이 타는 넌데 걱정된다.

먼저 떠난 네 친구에게 가끔 하던 기도 들어줬을 거라 믿어.

 

보고 싶다. 시간 지나면 잊혀진다더니 하나도 안 그래.

새벽. 잠도 오지 않는데 그때 우리가 있는 곳에나 다녀와야겠다.

잘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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