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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꿈에 네가 자주 나와.
울기도 하고. 웃기도 하고. 모른척 날 지나가기도 하고.
그 중에 깨고싶지 않던 꿈이 있었어.
멀리 바다가 보이는 집이었어.
널 닮아 크고 반짝이는 눈을 가진 예쁜 딸도 있었고.
성격도 엄마를 닮았는지 씩씩하다 못해 말괄량이라 늘 거실이 어지럽혀져 있어.
아장아장 걸어다니는데 늘 너보다 나에게 먼저 와.
그래서 넌 기분 좋은 삐짐으로 아침을 만들어.
우리 큰 강아지도 길렀어.
예전에 우리 데려오지 못했던 강아지보다 열 배는 컸던거 같아.
네가 아침을 차리는동안 난 딸을 안고 강아지에게 밥을 줘.
아침 메뉴는 장난치며 놀리곤 했어도 내가 제일 좋아하던 네 김치찌개였어.
늘 설거지는 내 몫이야.
그리고선 마당에 나가 커피도 한잔해.
그러다 다같이 차에 타고 바닷가로 가서 넌 돗자리를 펴고 책을 읽어.
강아지와 뛰어노는 나와 딸을 보며 미소짓고.
쉬고 있는 내게 다가와 귓속말로 행복하다며 속삭이곤 볼에 뽀뽀 해줘.
난 사랑한다고 네 이마에 키스를 해.
그리곤 네가 좋아하는 고깃집에 가서 고기도 배터지게 먹고.
집에 와서 낮잠을 자.
그러다 티비 소리에 일어나보면 너와 꼭 닮은 딸과 네가 쇼파에 앉아있어.
그렇게 행복해하다 알람 소리에 깨버렸었어.
그냥 꿈일지도 모르지만 하나하나 너무 선명했어.
그래서 너무 슬펐어.
조만간 나는 바다 가까운 곳으로 가서 살려해.
내가 바라는 진짜 행복이 뭐였는지 알았거든.
몇 년동안 생각만 했었는데 이제야 정했어.
파도 소리 들으며 바다 바람 맞으며 눈을 감고있으면 마음이 편해지더라.
너도 느껴지고.
인생 딱 한 번인데 이제라도 마음 가는데로 살아보고 싶어.
내가 행복이라 느끼던 것들이 행복이 아니었어.
십 년 전 네가 했던 말들이 맞았다는걸 늦게서야 알았어.
오늘따라 유난히 더 보고싶다. 잘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