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노.
그냥 정말 별 생각없이 예전에 쓰던 핸드폰들을 눌러보고 있었는데 딱 하나 전원이 들어오는게 있었어. 이게 언제 쓰던건가 하고 처음에 잠겨있는 배경화면을 보는데 글쎄 그사람이름♡내이름 이라 되어 있는거야. 갑자기 누가 머리통을 흔드는 것처럼 멍해져서 번호들을 눌러보는데 지금도 매년 며칠 전부터 떠오르는 그사람 생일이 비밀번호더라. 비밀번호를 풀어보니 그 사람 환하게 웃는 얼굴이 배경화면이었어. 갑자기 울컥했는데 억지로 웃었어. 그래 우리 만날 때에는 스마트폰이 아니었지 하면서. 문자메세지는 다 지워져있고 메모장엔 이상한 암호 같은거만 있어서 이게 뭔가 싶었어. 문득 그냥 꺼버릴까 하다가 그래 언제 또 보겠어 하며 사진첩에 들어갔어. 사진이 참 많더라. 같이 찍었던 사진들. 그 사람을 찍었던 나. 나를 찍었..